예술가들이 자신의 집에만 틀어박혀서 예술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고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서 그 가운데서 통제 가능한 창의적인 그리고 예술가적 삶을 누리는 것,
이것이 가능할까요?
그런 통제 가능한 공간에서 예술활동을 하는 동안 오히려 현실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지 않을까요?
자신의 예술작품, 예술적 속성이 보다 많은 이들 앞에서 가치가 증명되길 바랄텐데,
그 가운데서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 이 환상이 깨어지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시장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지배당하고 마는 모습이 되진 않을까요?
제가 몸소 체험하고 경험한 바로는
혼자서 예술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한다고 목표하고 불철주야 노력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그 혼자서의 통제권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참 허무하게도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창의성은 오히려 줄어들고 불안감이 늘어가는 것,
이렇게 변해버리고 말더군요. 저의 내면이 말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제 맘에 새긴 것이 무엇이냐면,
좀 더 자유롭게 예술성을 발휘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
그것을 좀 더 의식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실지로 이런 의식은 지난 10월 정도부터 계속적으로 진행되었던 제가 속한 합창단 공연준비와 음악회 당시, 아주 좋았습니다)
스스로의 통제권에 발목이 잡혀서 만족스럽지 못한 예술가적 표현과 실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히 그 통제권을 내려놓고 용해됨으로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함께하는 예술가들과도
즐겁고도 성취감이 높은 예술적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마음으로 예술적 가치를 대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의지합니다.
#구체적 예
얼마전에 윤디 리의 예술의 전당에서의 연주 때의 일화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10월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드니 심포니 내한공연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협연자로 나섰다가 실수를 연발했죠.
수두룩한 미스터치는 물론, 1악장에서 악보를 놓치는 바람에 오케스트라 연주를 멈추게 만들기도 하고.
이후 2, 3악장은 쫓기듯 끝냈다는 것,(전 특히 2악장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악장을 들으면서 눈물 흘리기까지 했고)
결국, 연주 뒤 예정됐던 사인회가 취소되고. 애꿎은 한국의 공연기획사만 청중의 성토를 받아야 했죠.
윤디는 태도에서도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실수를 했으면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응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예의인데,
그는 실수를 오케스트라에게 떠넘기는 제스처까지 취했습니다.
연주 내내 예민하기도 했구요
연주회를 마치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장난스런 포즈를 취하고
할로윈 의상을 입은 모습을 담은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햇습니다.
<문제의 윤디 리의 할로윈 복장 사진>
윤디 리는 스스로의 통제권을 잘못 사용해서 이렇게까지 최악의 사태를 일으킨 안타까운 사례입니다.
예술가로서 의존적인 상황이나 한계를 견뎌내면서 스스로의 통제권을 포기하여
함께하는 이들과 조화로움을 추구해야 되었는데 이 통제권을 오히려 이기적으로 적용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 후유증이 오래 갈것 같은데, 바라기로는 쇼팽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그의 명성이
꼭 회복되서 나중에 연주 무대에서 더욱 성숙한 매너와 열정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최근 쇼팽 콩쿨에서 우승한 조성진군에게도 또 하나의 좋은 참고가 되서
앞으로의 연주여정에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눈물 흘릴 정도로 좋아한다는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의 2악장을 올려봅니다.
눈물 흘릴 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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