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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냉정과 열정사이(Blu, Rosso) 독서와 DVD감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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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초부터 계속적으로 읽어왔던 책,

냉정과 열정사이 책 2권과 DVD,

이번 주말의 시간 동안에 다 완독과 감상까지....

(실제로 주중에 다 읽고, 토요일밤에는 DVD감상)


참고로 지난 토요일 밤~일요일 새벽에는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진한 사랑의 갈망과 그리움에 빠져드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가공한 소설 이야기와 DVD내용인데,

왜 이리도 제 마음을 후벼 파는지 모르겠네요,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게 저 온 몸과 마음을 타고 흐르고 있습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Blu, Rosso, 그리고 DVD


Blu(츠지 히노나리 지음)는 남자주인공인 쥰세이의 관점과 환경에서 쓴 소설이고,

Rosso(에쿠니 가오리 지음)는 여자주인공인 아오이의 관점과 환경에서 쓴 소설입니다.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난 믿고 있다.

아오이가 그날 밤의 일을 완전히 잊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해도...........

-냉정과 열정사이 Blu 중,


아가타 쥰세이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그 눈동자도, 그 목소리도,

불현듯 고독의 그림자가 어리는 그 웃음진 얼굴도,

만약 어딘가에서 쥰세이가 죽는다면, 나는 아마 알 수 있으리라.

아무리 먼 곳이라도, 두 번 다시 만나는 일이 없어도......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중,


 

쥰세이........


사랑을 되돌리고 싶은 남자


우여곡절이 많은 가족사의 여러가지의 아픈 부분 가운데서 자아를 찾아 몸부림 치는 쥰세이의 외침이 생생합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쥰세이의 그 쓸쓸한 현실의 모습, 그리고 그 가운데서의 나름대로의 정성스런 복원사의 일,

그리고 이 가운데서 스승(조반니)과의 관계에 대한 갈등의 모습, 그리고 사건,


자신을 믿고 의지하려는 메미와 계속적으로 육체적관계를 나누지만 그를 사랑할 수는 없었던,

마음속에는 10년전의 약속을 기억하고 결국 자신의 모든 현실에서의 부분을 돌이키고 아오이를 만나러 간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

그곳에서 극적으로 아오이를 8년만에 만나서 3일동안의 불꽃같은 사랑, 그리고 다시 이별,

그러나 아오이의 진심을 확인한 쥰세이는 "새로운 백년"이라는 말을 남기면서 

아오이와 자신의 운명적 장소인 밀라노로 향하는 국제특급열차를 타는 장면,


책은 이 부분에서 끝납니다.


영화에서는 밀라노에서 두 사람이 재회하는 것으로 마쳐지죠.



아오이........


사랑을 추억하고 싶은 여자


미국인 애인 마빈과 남부럽지 않은 동거의 생활을 하고, 보석가게 직원으로 밀라노에서 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풍요롭고 남부러울 것이 없는 생활 가운데서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현실,

엄친아에 자상한 남자친구 마빈이 있지만, 역시 마음 가운데서는 쥰세이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쥰세이 아버지의 음모와 그 비열함에 결국 쥰세이와 헤어진 가슴아픈 과거(아이를 임신중절하기까지 했던)

그 엄청난 아픔의 과거 때문에 현실의 삶에 대비해 그 과거를 잊어버리려고 하지만, 그래도 쥰세이가 떠오르네요.


결국 그녀는 역시 10년전의 약속을 기억하고, 8년동안의 이별의 삶이었지만 다시 쥰세이를 만나게 됩니다.

책에서는 사흘동안의 만남을 가진 후, 마지막 날 피렌체 거리로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설정으로 마무리됩니다


   

사실 저는 책 두 권, 그리고 DVD를 다 보았지만

저의 경우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츠지 히토나리가 지은 쥰세이를 1인칭으로 해서 서술한 "냉정과 열정사이 Blu"


이 책이 가장 저에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쥰세이가 복원사로 일하던 공방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것처럼, 가정에서의 그 반목과 갈등의 부분이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갈등의 부분을 경험해서 그런지 더욱 공감이 가더군요


각 책에서 줄을 쳤던 구절을 인용해 봅니다.


 

인간이란 잊으려 하면 할 수록 잊지 못하는 동물이다.

망각에는 특별한 노력 따위는 필요도 없는 것이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새로운 일들 따윈, 거의 모두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잊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게 보통이다.


어느 때 문득, 그러고 보니 그런일이 있었지, 하고 떠올리기도 하지만 그걸 또 머릿속에 새겨두지 않으니,

기억이란 덧없는 아지랑이의 날개처럼 햇살 아래 녹아내려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11page중,


이탈리아어로 르네상스를 'Rinascimento'라 한다. 

원래는 '재생'이란 뜻이지만, 15~16세기에 걸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문화 운동을 가리키는 말로 정착 되었다.

피렌체는 그 리나시멘토의 발상지이다. 여기서 근대적인 빌딩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16세기 이후, 시간이 멈춰버린 거리. 거리 전체가 미술관이다.   

겨울은 난방이 안 되어 얼어붙을 듯이 춥고, 여름은 바람이 통하지 않아 찌는듯이 덥다. 

그것을 사랑할 수 없으면 결코 여기서 살 수 없을 것이다.

-22page중,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늘 우리를 초조하게 해. 그렇지만 초조해하면 안 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거니까."

-47page중,


"아마도 난 일상 풍경의 관찰자가 되고 싶었던 게야. 이렇게 적확하게 모티브를 추출하여 재생시키던 젊은 시절의 나는 

어떤 의미에서 카메라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좋을 게다. 지금은 이런 기계적인 눈은 잃어버린 지 오래지만 말이야.

카메라 렌즈의 눈으로 세계를 방랑하며 느낀 것을 캔버스에 옮기는 거지. 그것뿐이지만 당시의 내 행동의 원점이 나타나고 있어.

이렇게 부분만이 돌출된 세계는 나라는 인간의 눈을 통하여 하나의 작품이 되어 미래를 향해 여행을 떠나는 거지.

이런 집이나 벽, 말뚝 같은 것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몰라. 그러나 그것을 매만지고 재창조한 정신은 이렇게 남아있어.

화가의 역할이란 그런게 아닐까. 미래에 다리를 놓아주는 행위라고 할까." 

-122,123page중,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추억은 달리는 기차 창밖으로 던져진 짐짝처럼 버려진다.

시간은 흐른다. 바로 어제처럼 느껴지던 일들이, 매순간 손이 닿지 않는 먼 옛날의 사건이 되어 희미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시간은 흐른다. 인간은 문득 기억의 원천으로 돌아가고 싶어 눈물 흘린다.

-134page중,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게 번잡하다. 마음이라는 부분이 육체의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모르는 탓도 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지만,

어깨나 발목의 아픔과는 달리 어떻게 처리할 길이 없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나는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아픔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흘러가는 시간이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과거를 잊게 해주리라 기원하면서......


마음의 오랜 상처가 점점 더 아파오는 이유는 그날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약속한 날까지 이제 일 년 남았다.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마치 꿈 속에서 주괃은 듯한 근거도 없는 약속. 그러나 치유할 길 없는 내 마음은 분명히

그날 쪽으로 기울여져가고 있었다.

-135page중,


용기가 일지 않았다. 만나고 싶다.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그녀를 보고 싶다. 매일 밤, 나는 그녀를 생각하고 있다.

생각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과거를 덮을 수 없다는 느낌이 들어 그만 풀이 죽어버린다. 

아오이의 얼굴을 그린다. 

혼자만의 밤, 새하얀 화선지 위에 기억 속의 그녀를 무수한 선으로 그려본다.

-179page중,


뜨거운 기운이 솟구쳐 오르며 눈물이 흘러내렸다. 죽고 싶을 만큼 사랑하는데, 그대에게 다가갈 모든 길은 막혀 있으니,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될 수 밖에......

아오이,

소리 내어 불렀다.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내 목소리가 잠겨간다.

아오이,

후두둑, 지면을 때리는 빗줄기는 연기처럼 나의 시계를 가리면서 나를 그냥 삼켜버리려 한다.

-197page중,


변화를 거부하는 이 거리에서 변화를 갈구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길은 죽음뿐일 것이다.

-200page중,


인생이란 후회의 연속이다. 그러나 지금은 5월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의 미래는 유일하게 이 5월뿐......

나머지는 모두 과거이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뭘 하려 하는 걸까.

5월보다 더 먼 미래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203page중,


"잊을 수 없는 사람Una persona non posso dimenticare. 그 사람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207page중,


나는 다시 한 번 여행길에 나선다. 

내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나는 새로운 마음으로, 아오이와의 추억을 다시 한 번 가방안에 쑤셔 넣고 이곳을 떠나야 한다.

한 번도 가지 못한 이국땅으로 가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모든 속박을 벗어던지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여행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과 헤어질 것이다. 배신,졸업,전학,여행,사별. 그 이유는 얼마든지 들 수 있지만

인간이란 헤어지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닌가. 그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해 모두 새로운 만남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아오이를 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사내답지 못하다 해도, 그것이 나라는 존재의 삶의 방식이니

어쩔 수 없다.

-211page중,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딱딱한 침대 위에 큰 대자로 누워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조용한 하루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눈앞에 닥쳤지만 세상은 나 몰라라 하며 평온히 움직이고 있다.

-213,214page중,


너무도 길게 느껴지는 기다리는 시간, 그것은 깨달음의 시간이기도 하다. 기다림의 저 앞에 기다림을 받아들이는 현실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사람은 기다림의 시간에 몸을 담근다. 그리고 나의 경우, 그것은 팔 년이라는 긴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지금, 신기하게도 나는 예상하지 못한 평온을 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제까지는 전혀 다른 내가 있다.

아오이는 오지 않을지 모른다. 나는 팔 년이란 세월을 풀어놓았다. 지금은 아오이와의 과거에, 그리고 자신의 현재에 결착을 짓기위해

여기에 있다.


눈 앞에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푸른 하늘만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화가라기보다는

하늘만 그리는 그림쟁이가 되고 싶었다.

하늘은 늘 변한다. 구름은 늘 자유럽게 모습을 바꾸어간다. 하늘을 올려다본다는 것은 마음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나는 하늘을 그릴 때면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는다.


여러가지 하늘이 있듯이, 여러가지 인간이 있다. 그렇다.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217page중,


오로지 팔 년을 아오이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약속만을 유일한 삶의 의미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과거만을 짊어지고 살아온 나 자신에게, 이제와서 신은 무엇을 새로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

-238page중,


두려움과 불안과 망설임 때문에 모든것을 향해 등을 돌려버리면, 

새로운 기회는 싹이 잘려 다시는 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지 못할 것이다. 후회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239page중,


확실한 건 하나도 없다. 모르니까 이렇게 달리는 것이다

-241page중,


 

    

눈을 뜨고, 나는 한동안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천장을 보면서, 온 몸에서 공포가 물러나기를 잠자코 기다렸다.

숨을 죽이고, 온 몸에 잔뜩 힘을 주고. 잠에서 깨어나도, 꿈의 감촉은 온 사방에 남아있다. 

어둠의 틈새마다 그 목소리가 숨어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더욱 짙게 느껴진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일,이, 삼 초간. 그리고 가늘고 긴 숨을 한 번 내 쉰다. 괜찮아. 그냥 꿈이었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나 자신을 속이려 한다. 침착해. 봐. 아무일도 없잖아.

터져나올듯한 울음도, 멈추지 않는 떨림도 모르는 척했다.

-50page중,


어렸을 때부터 무서운 꿈을 많이 꿨다. 꿈은 죽음과 벌레와 도깨비와 폭력으로 무성했고, 꿈 속에서 나는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울지 않는 아이였지만, 무서운 꿈을 꾸면 불에 데기라도 한 것처럼 울었다. 엄마가 달래도 아빠가 화를 내어도 그치지 않았다.

꿈은 벌레와 도깨비에서 조금씩 추상적으로 변해갔다. 조금씩 추상적으로, 그러나 여전히 공포의 선명함만은 변하지 않은 채,


도쿄에 있을 때는 물에 빠지는 꿈을-헤엄을 치려고 하면 누군가가 머리를 내리누른다. 나는 숨이 막혀 제정신이 아니다.- 자주 꾸었다. 그리고 불길한 새 꿈, 새는 커다랗고, 회색이고 몹시 사악한 표정이었다.


일 년 전부터는 목소리 꿈만 꾼다. 목소리는 냉혹하고 억양이 강하고, 웃었다가 소리를 질렀다가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목소리는 내 머릿속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 신경이란 온 신경을, 감정이란 온 감정을. 나는 지치고 만다.

그런데도 나는 마빈에게 꿈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51page중,


두오모.

물건을 사러 버스를 타고 나갔다가 창문으로 그곳이 보일 때면, 순간 가슴을 스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조그맣게 메말라 아주아주 멀다. 거의 점처럼 보인다. 겨우 점처럼만 보이는데, 그것은 내 안에서 살아 숨 쉰다.

-56page중,


아오이.

그 한마디에 쥰세이의 목소리가 되살아난다. 쥰세이는, 늘 쥰세이밖에 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그 이름을 발음했다.

모든 언어를. 성실하게, 애정을 담아.

나는 그가 이름을 불러주면 좋아했다.


아오이.

아주 조금 주저하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렀다. 그 목소리의 온도를 좋아했다.

쥰세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지금 당장 듣고 싶었다. 세월 따위 아무 소용 없었다.


지금이라면 좀 더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무서웠다고. 나도 너무 어렸다고. 당신을 잃고싶지 않았다고.

외로웠다고. 도쿄는 밀라노의 일본인 학교 속 일본과는 전혀 달랐다고. 외톨이었다고. 오직 쥰세이만이 그런 나를 알아주었다고.

한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다고. 사실 내내 붙어다녔고, 오누이처럼 어디든 함께였고, 모든 일이 즐거웠다고. 행복했다고.

그리고, 그런 식으로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고.

-181page중,


쥰세이가 보고 싶었다  

기묘한 열정으로,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만났다고 해서 뭐가 어떻게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다만 쥰세이와 얘기하고 싶었다. 내 말이 통하는 사람은 쥰세이밖에 없다.

-190page중,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밖에 없는 것이란다"

-197page중,


-좋아. 십년 후 5월이란 말이지. 그럼 21세기네.

티없이 밝게 웃는 얼굴로 쥰세이가 말했다. 내 서른 살 생일에 피렌체의 두오모에 같이 오르자고 약속했다.

바로 그날, 이런 곳에서 나 혼자-여전히 괴팍스러운 책벌레인 채-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을 내 모습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피렌체의 두오모? 왜 하필이면? 밀라노의 두오모는 안 돼?

쥰세이는 이상하다는 표정이었다. 

내내 쥰세이와 함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인생은 다른 곳에서 시작됐지만, 반드시 같은 장소에서 끝날 것이라고.

만나고 말았다,고 생각했다. 교외의 조그만 대학에서,도쿄란 불가사의한 도시에서.

영원히 , 쥰세이와 함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헤어질 수 없다고.


-아오이.

쥰세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면, 나는 그만큼 행복으로 충만할 수 있었다.

-사랑해.고통스러울 정도로.

젊고 진지한 눈길로, 조용히 그렇게 말한 쥰세이.

이미 지난 일이란 것을 알고 있다. 약속은, 우리가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에 지나지 않는다.

-210,211page중,


-약속해줄래?

그렇게 말한 것은 나였다.

-피렌체의 두오모에 너랑 오르고 싶어.

같이 갈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어디에 살든, 우리는 같이 있고, 그곳에서 같이 떠날 거라고. 피크닉처럼.

-피렌체의 두오모? 밀라노가 아니고?

이상하다든 듯 묻는 쥰세이에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피렌체의 두오모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오모니까.

-219page중,


사랑의 온갖 감정을 책을 통해서 너무나 깊숙하게 느낀 지금,

저 역시 냉정과 열정사이, 그러나 그 가운데서 찬란하게 빛나는 사랑을 간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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