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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디자인 이야기

미리 예상하기 두려운 "2015 예술인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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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015년이 다 지나가려면 약 3개월 정도가 더 남아있지만,

올 해, 2015년은 문화예술계에 있어서 아픈 기억으로 남는 한 해일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2015년 6월,

잇달아 두 명의 예술가들이 가난과 외로움으로 인해 귀한 생을 마감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먼저 연극인 김운하씨,



<연극배우 김운하 사진=극단 신세계 페이스북>


김운하씨의 본명은 김창규로 한국종합예술학교 졸업 후 선친의 존함인 '김운하'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습니다. 

대학시절 권투와 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연극 배우 생활을 시작하면서 건강이 나빠졌고, 

불규칙한 수입으로 생활고를 겪게 됐다고 합니다.


2015년 6월 19일 서울 성북구의 한 고시원에서 숨진채로 발견이 되었는데,

6월 15일 새벽2시경에 고시원의 자기방으로 들어간 후, 인기척이 없어서 확인하니 이렇게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배우 판영진씨,



<영화배우 판영진 사진=판영진 미니홈피 캡처> 



2015년 6월 23일 경찰에 따르면 판씨는 지난 22일 오후 11시5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에 있는 

자신의 집 주변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숨진 판씨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으며, 승용차 배기관에서 실내로 호스가 연결돼 있었다고 합니다.

판씨는 지인에게 '힘들다'는 내용의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판씨는 2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김운하, 판영진 두 예술가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마음이 먹먹했는지 모릅니다.

그 가난과 외로움, 얼마나 이 두사람을 압박했으며 일상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지금 쓰는 이 글에서는 먼저 "가난"이라는 예술가들의 처한 현실에 대해서 현실을 보고자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3년마다 예술인 실태조사라고 진행하는 통계가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선은 2009년 조사, 그리고 2012년 조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9월 20일부터 10월 27일까지 진행할 2015년 조사가 예정되어 있기도 하구요.


2009년,2012년은 각각 2,000명의 문화예술인들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한 내용입니다.

10개분야의 각각 200명의 예술가들을 선별해서 이들에 대하여 약 35가지의 조사를 한 내용인데

저는 예술가들의 수입에 관한 사항을 좀 더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당시 Fundraser<모금가>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 더 그랬습니다)


먼저 2009년에 통계로 본 예술가들의 수입에 관한 사실은 이렇습니다

 

 


이것을 좀 더 자세하게 분류해 보자면,



월 평균 100이하의 수입이 2/3

2000명의 설문 조사자 중, 1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3년 이후, 2012년의 통계는 어떠했을까요?


2009년의 조사보다 월 200이상 버는 비율에서 더 수입이 감소해서

월 100이상 수입을 가지는 비율이 조금 더 높아졌습니다.

월 100이하의 수준은 2009년 수준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세밀한 조사로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먼저는 월 수입이 없는 사람들이 약 10%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변화로 2009년에 비해서는 조금씩은 높아진 각 수입의 통계결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의 입장에서, 그리고 문화예술계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이에대해 변명을 하고 싶겠지만,

여전히 예술가들은 불안한 고용형태와 실질적으로 적은 수입가운데서 큰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참고로 예전에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는 2011년 1월에 사망했습니다.

그 죽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지금도 생각만 하면 또 슬퍼집니다.


통계에 앞서서 실질적으로 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2015년 문화예술인에 관한 통계조사가 곧 시작될 예정입니다(9월 20일부터)

이전에 비해 보완한 점 들을 나열해 보자면,

1. 우선 '문화예술인 실태조사' 명칭이 '예술인실태조사'로 변경됐습니다

    법적 개념으로 조정하고 명확화 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됩니다.


2. 또 모집단과 표본수의 범위를 확대하고 조사항목도 세분화했습니다.

    '예술분야 협회 및 단체회원'의 경우로 정한 모집단의 범위가 계속적인 논란이 있어와서

    '예술활동 증명 예술인, 국가문화예술지원 시스템 등록 예술인, 예술분야 협회 및 단체 회원' 등으로 확장했습니다.

 
    표본수는 지난조사대상의 수인 2000명에서 올해는 5008명(150%)으로 확충했습니다. 그리고
     조사항목도 10개 분야 35문항에서 4개 분야 44개 문항으로 세분화되어 조사가 진행됩니다. 
 
3. 예산도 2012년 3000만원에서 올해 2억원으로 늘렸으며, 우편조사에서 대면조사로 변경했습니다.
   새롭게 추가된 내용은 △현재(예술분야)의 직업 △개인 창작공간 보유 현황 △예술 활동을 통한 수입 
   △외국 예술활동 경험 △4대 보험 가입 여부 및 형태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 조사에서 보완된 내용은 △주 평균 투입 시간 △문화예술 분야 자원봉사 경험 
△창작활동 관련 지원수혜 여부와 만족도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정책 등 12문항이 있습니다.

통계조사는 점점 범위가 넓어지고 보다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강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조사로만 이루어지고 실질적인 재원조성-매칭-예술가들의 실질적인 고충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렇기에 2015년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지만 
이미 벌어졌던 우리시대의 예술가들의 슬픈 현실을 보았기에 조사결과에 대해 더욱 두려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예술가들은 통계로써 파악되기 어렵고 단순히 예술창작활동, 
수입정도로만 규정할 수 없는 고유의 속성이 있습니다.

제발 탁상공론적인 조사와 통계로만 끝나지 않고 지금도 현실 가운데 분투하는 예술가들의 현실과 삶,
그것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행동과 정책이 실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한 명의 예술가로서, 그리고 예술단체에 속한 예술가로서 간절히 바라는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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